[독후감,책리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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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 남자의 일생 이야기"
오랜만에 읽게 된 장편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이라는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자크 클라인, 프랑스에서 태어난 남자로 꿈을 연구하는 어머니와 모험을 사랑하는 항해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교육을 통해 꿈을 즐기게 되었으며, 꿈을 단순히 하룻밤에 꾸고 사라지는 그런 게 아닌 다른 존재로서 깨닫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의 어머니, 카롤린은 아들의 학창시절 안좋은 기억들이나 트라우마, 심지어 학습능력까지도 꿈을 통해서 해결해준다. 그 시작은 꿈일기를 쓰는 것이였다.
나도 어렸을 때 우연히 꿈일기비슷한 것을 쓴적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장르의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누구든 그렇겠지만 꿈을 꾸면 항상 날고있거나, 평행세계에 가있거나, 정말 내가 생각해도 독특한 꿈을 많이 꾸었다. 하루는 밧줄을 해리포터의 빗자루처럼 타고 다니면서 우주를 여행하는 꿈을 꾸었었다. 특이한 점은 내가 여러 행성에 놀러갔는데, 각 행성에는 똑같이 생긴 사람들만 살고 있었다. 아직도 생각나는 행성 중 하나는, 분홍색 머리끈으로 포니테일을 한 여자 아이들이 사는 행성이였다. 물론 그날밤 꿈에서는 이 행성 뿐만아니라 아저씨들만 사는 행성, 언니들만 사는 행성 등 여러 행성을 놀러다녔다. 나는 꿈에서 깼을 때 이 꿈이 영화로 만들어 진다면 정말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 뜨자마자 보이는 공책에 마구마구 적었던 기억이 있다. 나도 모르게 꿈일기를 쓰게 된 것이다. 그 공책이 어디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지금까지도 그 꿈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그날 아침 꿈을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꿈을 나름 즐기는 사람이였던 것 같다. 즐거운 꿈만을 꾸었기 때문에 꿈을 즐겼다기 보다 책에서 나오는 '이어꾸기'라는 개념도 경험해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참 톰과 제리를 돌려볼 당시에 나는 꿈에서 제리가 되어 톰에게서 쫓기는 꿈을 꾸었었는데, 5일 정도 동영상 스트리밍 하듯이 전날 끝났던 부분에서 다시 시작하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린 마음에도 신기해서 엄마아빠 그리고 동생에게 신나게 이야기했었다. 그 시절, 꿈안에서는 긴박하고 스릴있는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였지만, 현실의 나에게는 꿈에서 내가 좋아하는 톰과제리 시리즈를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였기 때문에 잠들 떄 영화보기 전 설레는 마음을 가졌었다. 지금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어렸을 때의 나는 생각보다 엉뚱하고 더 순진했던 것 같다. 꿈에서 동생이 화살을 맞아서 죽어가는 꿈을 꾸고 난 후에 동생이 진짜 숨을 쉬나 코에 손가락도 대보았었으니... 뭐 다시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도 즐겁기만 한 꿈만 꾸진 않았다. 대신 나이가 들면서 꾸는 꿈들이 어렸을 때의 꿈과 달라진 점은 일단 기억하기도 더 힘들고 재미도 없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우주를 여행하는 꿈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꿈을 꾸게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힘들고 지치고 쫓기고 슬프고 상실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오고 있는 듯 하다. 말이 좀 이상한데, 느껴오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꿈이 기억이 잘 안나기 때문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세노이족의 노스피어라는 개념이다. 꿈을 단순히 내 의식과 무의식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의 꿈 속을 공유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인터넷 네트워크와 같은 개념이다. 책에서 묘사하기를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는 등 발전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 노스피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크가 20년 미래의 자크에게 꿈에서 도움을 받아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던 것 처럼, 콜롬버스도 꿈에서 미래의 콜롬버스가 도와준 것이 아닐까 하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꿈을 통한 무의식으로의 접근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가 있고 그 부분을 통해서 과거 미래 현재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영화나 매체들을 보았지만 이건 타임머신과 같은 실재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 '루시'가 생각났다. 우리는 뇌의 20퍼센트만 사용하고 있는데, 남은 뇌의 용량 100퍼센트 모두 활용하게 된다면 생명체의 탄생 그 순간부터 모든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 여기서는 이치라는 말도 안 맞는 것같지만, 어쨌든 이 영화와 일맥상통하다고 느낀 부분이 노스피어와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 부분이다. 노스피어가 다른사람들, 심지어 죽은사람들의 영혼과도 소통할 수 있는 세계, 그리고 미래 현재 그리고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세계는 나에게는 아직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지만 영화 루시에서처럼 결국 우리는 한 세포로 부터 진화해 왔기 떄문에, 그리고 영화 루시에서 주인공 루시가 아주 옛날 시대에까지 손가락을 이용하여 마구 시공간을 이동하고 최초의 인류 루시와 대면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무의식을 꿈을 통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적용하여 내 나름대로 소설에서 설명하는 현상들을 이해하였다.
과학으로 아직은 설명하지 못하는, 추측으로 남아있는 많은 분야들이 이 소설 주인공들이 꿈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닳는 것 처럼 우리가 무의식 세계를 연구한다면 무읫식을 세계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잠이 들때 좋은 꿈, 내가 원하는 꿈을 생각하면서 잠들어 보길 시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재하는 세상과 실재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의심하기도 믿어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